첫 수술을 받고 난 뒤 내 왼쪽 발은 프랑켄슈타인을 떠올리게 했다.
발가락마다 핀 같은 게 박혀있었고
여기저기 꿰맨자국이 즐비했다.
그래도 어찌저찌 발의 모양을 갖추긴 했다.
의느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 고깃덩어리를 이렇게 다시 발로 맞춰주시다니.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총 8번의 수술을 했다.
그 과정에서 결국 엄지발가락은 피부 괴사가 와서 완전히 제거를 했고
발바닥도 마찬가지로 괴사가 와서 삼분의 일정도 제거를 했다. 그 후 엉덩이 살을 떼어 피부이식을 했다.
매번 수술을 하고 난 뒤에는 통증으로 그날 밤은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사실 나는 통증을 굉장히 잘 견디는 편이다. 원래 성격이 좀 담담하기도 하고
아픈 것을 기본적으로 잘 참을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도 정말 견디기 힘든 고통이 두 번 정도 있었다.
첫 번째는 두 번째 수술에서 발바닥에 썩은 피가 계속 고이기 때문에
발바닥을 절개해서 '피주머니'라고 하는 의료기구를 달아놨는데
이제 피주머니로 피를 빼도 남아있는 피를 제거하기 위해
거즈를 절개한 발바닥 속살로 집어넣어 피를 닦는 과정이 있었다.
매일매일 드레싱을 하니까 하루 한번씩 꼭 피를 닦기 위해 거즈를 내 발바닥 속살에 집어넣었는데
그때는 정말 참기가 힘들었다. 난생처음 비명을 질렀다.
발바닥은 오장육부가 다 들어있다고 말하는데
그 오장육부의 모든 고통을 다 느끼는 기분이랄까?
두 번째는 몇 번째 수술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어쨌든 수술로 엄지발가락을 절단한 후에 첫 드레싱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붕대로 감아놨던 내 엄지발가락 부분을 처음 개봉하고
간호사 선생님이 아주 조심스럽게 드레싱을 해주셨다.
굉장히 살살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조금의 터치만으로도
과장하면 내가 살면서 느낀 모든 고통의 총합보다도 더 큰 고통을 느낀 것 같다.
온몸이 들썩이는 느낌. 모든 신경이 절단한 엄지발가락에 몰리는 느낌.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하면서 신경을 건드리는 느낌을 느껴본 적이 있을 거다.
약간 찌릿찌릿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데
내 엄지발가락의 통증은 그 치아 신경을 엄청 커다란 대못을 대고 망치로 찍어 누르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이 설명이 그나마 내가 겪은 고통과 가장 비슷할 것이다.
진짜 살면서 잊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순위 2위가 손가락 혹은 발가락의 절단이라고 한다)
그래도 사람이 또 어떻게든 적응을 하는지라
나중에는 고통에 적응이 되어서 또 잘 견뎠다.
어쨌든 8번의 수술을 하는 동안
나는 왼쪽 엄지발가락을 완전히 잃었고
발바닥도 삼분의 일정도 잃었다.(발바닥 두께가 보통사람보다 많이 얇다는 뜻이다)
병원은 100일 정도 입원했었고
이제 수술을 다 마치고 나는 퇴원을 했다.
현재 내 왼쪽 발 상태이다. 사진을 그대로 올리면 혐오스러울 것 같아서
모자이크를 좀 했다. 궁금하신 분만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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